혼다의 오래된 미래, HONDA CR-V HYBRID

HONDA CR-V HYBRID & HONDA ACCORD HYBRID

HONDA CR-V HYBRID & HONDA ACCORD HYBRID

혼다의 오래된 미래, HONDA CR-V HYBRID


어렵다. 이 차 뭘까. 순수 전기로만 주행 가능한, 새 시대의 탈것들이 우리 생활 속에 속속 스며드는 요즘, 보기 드문 레이아웃을 만났다. 영암 KIC와 땅끝 마을에서 만나본 혼다 CR-V 하이브리드다.

CR-V 하이브리드(이하 CR-V) 출시 행사를 위해 혼다가 많은 공을 들였다. 색다른 하이브리드를 소개하기 위해 무려 영암 KIC(Korea International circuit)에서 행사를 가졌다. SUV, 그것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서킷에서 소개한다니 무슨 연유인지 궁금함이 앞섰다. 고성능과 상관없는 친환경 모델을 서킷에서 공개하는 이유는 뭘까?

HUD, LCD 계기판, 버튼식 변속기, 스마트폰 무선충전기가 달렸음에도 다소 올드한 감각


서킷에서 만난 CR-V 하이브리드

이유는 행사 시작 후 머지않아 확인할 수 있었다. CR-V에 적용된 주행모드별 특징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쉼 없이 동력 특성을 바꾸는 시스템 상 변수가 많은 일반 도로에서는 모드별 특징을 눈치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통제된 실험장이 필요했던 것.

CR-V의 캐릭터가 선명한 램프류 디자인

첫 바퀴에서는 EV 모드만으로 짧은 코스를 돌았다. 40km/h 이하에서는 오직 전기와 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했다. 주행 특성에서 전기차스러운 면모를 보여준다. 모터의 즉각적인 반응과 가벼운 발놀림이 특징이다. 다음 랩에서는 조금 속력을 올려보았다. 즉각적으로 엔진이 반응하며 엔진 소리가 실내로 들어온다. 계기판을 들여다보면 엔진이 바퀴로 직접 동력을 전달하기도 하고 배터리를 충전시키기도 하며, 배터리에서 전력을 끌어와 엔진과 동시에 타이어를 돌린다. 동력용 모터와 모터/제너레이터로 구성된 2모터 방식의 i-MMD 하이브리드는 상당히 분주한 시스템이다. 운전자가 일일이 알아챌 틈 없이 힘을 사용한다.

마지막 랩은 고속 영역을 확인할 차례. 가속페달에 힘을 주자 웽~ 하는 소리와 함께 엔진이 큰소리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모터가 주 동력원으로 설계된 CR-V는 e-CVT의 영향인지 직결감 있는 속도 상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리 따로 가속 따로인 상황. 갸우뚱하는 마음을 뒤로 한 채 일단은 피트로 복귀했다. 잠시 숨 고르기를 하고 도로주행에 나섰다.

CR-V의 캐릭터가 선명한 램프류 디자인

추월 가속에서 부족한 직결감
도로주행에 앞서 막간을 이용해 내·외관을 살펴보았다. 전·후면 로고에는 푸른빛을 돌게 해 하이브리드 모델임을 알리고 이외에는 1.5 터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NSX부터 시빅까지 같은 디자인 큐를 활용하는 만큼 CR-V에도 혼다의 디자인 특성이 묻어난다. 차체 전면 양 끝으로 치켜 올라간 눈꼬리를 시작으로 D필러를 따라 내려오는 테일 램프의 모양이 영락없는 CR-V다. 터보와의 차이점이라면 머플러를 꼽을 수 있는데, 직접 노출된 터보 모델과는 달리 머플러 끝을 안으로 숨기고 크롬라인으로 머플러의 빈자리를 채웠다. 차체 크기는 현대 투싼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장은 같고 폭과 높이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폭은 투싼이 넓고 높이는 CR-V가 높은 식이다.

이번 시승의 핵심. 혼다 스포츠 하이브리드 i-MMD 시스템

실내는 신차 감각과는 거리가 있다. 전자식 버튼 타입 변속기로 고리타분한 변속기 레버를 대신했지만 해당 부분만으로 신차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다소 모자란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소재 사용도 아쉬운 부분. 플라스틱의 질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대신 사용하기 편한 버튼 배열과 크기, 수납공간 패키징 등은 쓰임새가 좋다. 미국 시장을 위한 자동차답다.

다시 도로에 나가 조금 전 서킷에서의 주행 특성을 되새겨본다. 다행히 일상 영역에서는 괴리감이 크지 않다. 초반 가속도 경쾌하고 도로 흐름에 부드럽게 녹아든다. 다만 추월 가속 상황에서 직결감 부족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속도가 붙고 난 다음에는 큰 위화감이 없었지만 말이다. 그저 과정이 아쉬울 따름. 이마저도 연비와 환경을 위한 배려라 이해한다면 큰 불편함은 아니다. 하체 감각은 부드럽고 편안함에 포커스를 맞췄다. 모델 특성에 맞는 세팅이라 거부감이 없다. 의외로 고급스러운 댐퍼 감각 덕분에 만족스러운 시승이었다.



전기차로 가는 징검다리
지금껏 혼다는 많은 기술적 도전과 혁신으로 ‘기술의 혼다’라는 브랜딩을 이뤘다. 잔디 깎이를 시작으로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까지 만드는 비결이다. CR-V 역시 마찬가지다. 혼다의 독자기술로 도전한 결과물이다. 시대적 흐름에 적합한지는 의문이지만 이들에게는 안정적인 기본기가 있다.

과거 F1에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돌아왔던 혼다. 한동안은 슬로건인 ‘파워 오브 드림’을 ‘파워 오브 나이트메어’라며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소기의 성과도 달성하며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 그들이 전기차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한다. 결코 빠른 타이밍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늦지도 않았다. 긴 시간 동안 잘 다져진 혼다만의 기술적 토대와 하이브리드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기술의 혼다’라는 타이틀을 되찾길 기대해본다.

HONDA CR-V HYBRID


※ HONDA CR-V HYBRID

●보디형식, 승차정원 5도어 SUV, 5명 ●길이×너비×높이 4630×1855×1690mm

●휠베이스 2660mm ●트레드 앞/뒤 1600/1615mm ●무게 1710kg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랙 앤드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235/55 R19 ●엔진 형식 엔진+전기모터

●밸브구성 DOHC 16밸브 ●배기량 1993cc ●시스템 최고출력 215마력(엔진 145+모터 184)

●구동계 배치 앞 엔진 네바퀴굴림 ●변속기 형식 e-CVT

●연비, 에너지소비효율 14.5km/L(도심 15.3, 고속 13.6), 2등급 ●CO₂ 배출량 112g/km


●시승차 4,77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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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DA ACCORD HYBRID
의외로 정답은 여기에, HONDA ACCORD HYBRID



혼다가 영암에서 CR-V 하이브리드의 출시를 마친 뒤 2주 만에 어코드 하이브리드(이하 어코드)의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CR-V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이었기에 큰 기대와 부담 없이 참석했던 행사. 애초에 기대치가 낮아서였을까, 어코드는 달랐다. 우선 가속 시 엔진음과의 괴리가 덜했다. CVT와 같은 발진 감각을 보여주는 e-CVT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이질감이야 들겠지만 CRV에 비하면 한결 나았다. 원인은 엔진음의 음역대가 낮은 것과 실내 유입이 덜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한마디로 귀에 덜 거슬리는 소리였다는 얘기다. 덕분에 어코드의 상품성이 한결 높게 느껴졌다.



시야가 좋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요즘 멋진 디자인을 위해서 실용적인 부분을 희생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루프라인 등을 깎아 후방 시계를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는데 어코드는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 싶을 정도로 잘 보인다. 사이드미러 역시 마찬가지. 덕분에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일이 발생하는 도로에서 한결 여유롭게 대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눈에 띄는 부분이라면 19인치 신형 휠을 꼽을 수 있겠다. 외관과 어우러지는 멋진 디자인에 승차감도 해치지 않는 안락함을 제공한다.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의 가격은 4,570만원.


※ HONDA ACCORD HYBRID

●엔진+모터 I4 2.0L + 전기 ●시스템 출력 215마력(145+184) ●변속기 e-CVT

●복합연비 17.5km/L ●CO2 배출 91g/km ●가격(시승차) 4,570만원  


  신종윤 기자  사진 맹범수, 혼다, 신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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