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00대 지속가능 기업 선정

월스트리트저널은 소니(Sony)를 글로벌 지속가능 1위 기업으로 평가했습니다.

소니의 요시다 겐이치로(Kenichiro Yoshida) 대표는 2018년 CEO에 취임하면서 회사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핵심 미션으로 선언했습니다.

요시다 대표는 CEO 자리에 오르기 전에 최고 재무책임자로서 4년간 회사의 비용 절감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전자, 엔터테인먼트, 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니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당시 2년간의 영업손실이 이어진 소니의 실적은 바닥을 쳤고, 사상 최초로 주주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소니는 올해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지속가능 100대 기업 중 1위에 올랐습니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의 전문가들이 사업 모델, 혁신, 외적 이슈, 제품, 직원 및 고용, 환경 등 다양한 지속가능성 지표를 토대로 전 세계 5,500개 상장 회사를 대상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또한, 장기적 주주 가치에 영향을 주는 기업의 리더십과 지배구조까지 넓은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평가했습니다.

소니의 지속가능성 분야 책임자인 캄베 시로(Shiro Kambe) 부회장은 2년 전 취임한 요시다 대표가 수익과 사회적 가치를 모두 중시하는 경영을 강조하면서 소니가 지속가능 경영에 주목하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소니의 핵심 전략은 단지 회사 자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대형 리스크에 대한 해결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입니다. 캄베 부회장은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지구와 사회가 건강한 상태로 지속 가능해야만 소니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100대 기업 랭킹에서 가장 많은 기업을 배출한 업종은 소니를 포함해 18개 기업이 리스트에 오른 하드웨어 제조입니다. 하드웨어 제조에서는 공급망, 자재 조달과 효율성, 제품의 디자인과 라이프사이클 등이 중요한데, 지속가능 경영 평가에서 이 요소들을 중시하기 때문에 평가에서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음으로 프랑스의 아케마(Arkema SA), 벨기에의 솔베이(Solvay) 등 10개 기업이 선정된 화학 제조 업종이 뒤를 이었습니다. 미국의 인텔(Intel Corp.)과 엔비디아(Nvidia Corp.) 등 반도체 기업도 7개를 차지했습니다.

경영의 투명성과 환경 영향 관리가 중요한 중공업 분야에서도 상당수의 기업이 명단에 올랐습니다. 일본의 아사히글라스(AGC Inc.)가 13위, 프랑스의 건설자재 기업 생고뱅(Saint-Gobain)이 20위, 이탈리아의 에너지 기업 에니(Eni SpA)가 25위, 영국의 로열더치셀(Royal Dutch Shell PLC)이 33위를 차지했습니다.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이 23%로 가장 많은 기업을 배출했고, 일본이 16%, 프랑스가 9%로 뒤를 이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와 유럽이 36%, 북미 26%, 아프리카가 2%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이번 평가는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ASB)의 국제 기준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또한, 165개의 보도 데이터 항목과 8,800개 이상의 출처 분석을 결합해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정보의 투명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각 기업의 정책, 계획, 성과 지표에 대해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점수를 매겼기 때문이죠. 정보를 통해 파악한 대다수 항목이 기업의 장기적인 재무 성과는 물론, 지구와 인류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였습니다.

영국의 컨설팅 업체인 윌리스타워 왓슨(Willis Towers Watson PLC)의 존 브레멘(John Bremen) 이사는 자신의 회사가 왜 지속가능 기업 순위에 포함되지 못했는지 궁금해하는 여러 회사의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브레멘 이사는 이 회사들의 정보 공개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반면,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회사들은 투명한 공개가 회사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투명성이 뛰어난 회사들도 한때는 정보 공개를 꺼렸습니다. 그러나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회사가 발전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점을 깨우쳤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목적은 기업들이 지속가능 이슈가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기업의 핵심 목표로 추구하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기업이 고객, 직원, 규제기관, 투자자의 요구를 수용해 지속가능 프로그램을 추진했습니다. 100대 기업의 임원 중 20명 이상은 기후변화와 불평등이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라고 응답했습니다.

2위를 차지한 네덜란드 헬스테크 기업인 필립스(Philips NV)의 프란스 반 하우튼(Frans van Houten) 대표는 이렇게 응답했습니다.

“사회적 책임을 갖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경영하는 기업은 더 높은 이익을 거두면서도 불상사를 겪거나 구설에 휘말리는 일이 적습니다.”

필립스는 값비싼 진단 장비와 기구를 포함한 거의 모든 의료기기를 수거해 재판매합니다. 제품의 수명을 늘리고, 품질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1990년대 초부터 이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성 평가의 “사회적 자본” 항목에서 중요한 요소인 고객 접근성과 적정한 가격은 필립스와 같은 의료 장비업체에 특히 중요합니다.

심장전문의 지하드 무스타파(Jihad Mustapha)의 심장혈관 병원에서 필립스 장비는 필수적입니다. 무스타파 씨는 자신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가 딸의 결혼식에서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필립스 영상 장비의 도움으로 이 환자의 다리를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무스타파 씨는 새 장비의 절반 가격으로 영상 시스템 장비를 구입했습니다. 새 제품이 200만 달러(23억 원)나 하기 때문에 저렴한 재활용품이 아니었다면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드웨어 제조기업의 경우, 재정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속가능 관련 이슈는 자재 조달과 데이터 보안입니다. 1위인 소니와 3위인 시스코(Cisco Systems) 모두 이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두 회사는 엄청나게 많은 고객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에 데이터 보안이 경영의 핵심 리스크입니다. 소니는 각고의 노력 끝에 데이터 보안에 월등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소니는 2011년과 2014년 두 차례에 걸쳐 보안 시스템을 개편했고, 잠재적인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비했습니다.

시스코는 2019년 발표한 지속가능 보고서에서 데이터 보안 문제뿐만 아니라,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분석해 각 단계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블레이드 서버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91%는 제품 사용 중에 발생하고, 9%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시스코의 어빙 탄(Irving Tan) 최고운영책임자는 전화, 라우터, 서버 등 목표 제품의 생태 평가를 통해 환경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저치로 낮추는 방안을 강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기업이 어느 부문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시스코의 경우 자재 조달과 제품 생산을 더 자원 순환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수명을 늘리고, 수리하고, 재활용해야 하죠. 시스코는 2025년까지 모든 신제품을 자원 순환적으로 설계, 생산하기 위한 표준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나아가 시스코는 2025년까지 자사 공급망의 온실가스 배출을 30% 감축한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뿐만 아니라, 조달하는 자재에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까지 포함한 목표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스코는 80%에 달하는 납품 회사에 감축 목표를 설정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탄 운영책임자는 “납품 회사들도 우리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대만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타퉁(Tatung)과 구찌(Gucci)를 소유한 프랑스의 패션회사 케어링(Kering) 그룹도 자사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을 분석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케어링은 가죽 가방을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하는 앱을 개발했습니다. 타퉁과 케어링은 비즈니스 모델 및 혁신 분야에서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업이 환경적, 사회적 요소를 가치 창출 과정에 어떻게 연계하는지 평가하는 분야입니다.


인터뷰에 참여한 20여 명의 기업 대표는 환경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정보 공개와 자체적인 프로그램이 정부의 규제보다 더 훌륭한 성과를 낳는다고 답변했습니다. 7위에 오른 스페인의 호텔 체인인 멜리아 호텔(Melia Hotels International SA)은 호텔에서 에너지, 물, 생태를 관리하는 환경 기여 프로그램과 정보공개 정책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 회사는 2016년부터 환경 프로젝트에 1,500만 달러(170억 원) 이상을 투자했습니다.

멜리아 호텔의 시에라 델 라 로사(Sierra De La Rosa) 사회적 책임 담당 이사는 자체적으로 확고한 지속가능 정책을 추진하는 기업은 정부의 규제 신설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은 2018년부터 25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사회적 책임 경영에 대한 자료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일부 회사는 규정을 이행하기 위해 어려움을 겪었고, 새로운 직원을 고용해야 했습니다. 반면 멜리아 호텔은 이미 2008년부터 자발적으로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습니다. 시에라 델 라 로사 이사는 정부의 규제보다 앞서는 것이 다른 기업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후변화 분야의 투자회사인 그린 센츄리 캐피털 매니지먼트(Green Century Capital Management)의 레슬리 새뮤얼리치(Leslie Samuelrich) 회장은 “유럽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는 경영에 힘쓰는 주요한 이유는 투자자들의 압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럽계 자금은 기업의 경영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펀드 투자를 결정합니다. 새뮤얼리치 회장은 이렇게 역설했습니다.

“투자자들이 기업에 환경적 가치를 기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기업은 환경을 고려하는 경영을 하게 됩니다.”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의 스태픈 신(Stefen Shin) 자본시장 및 상품 담당 이사도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아시아의 기업들이 주로 투자자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 공개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정책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아시아의 대기업 중에서는 한국의 LG전자(LG Electronics)가 6위,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가 28위에 올랐습니다.

신 이사는 중국 증권규제위원회가 상장 기업에 대해 더 많은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상하이와 선전 증권거래소에서 관련 지침이 내려오면서 아시아 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더 중시하게 됐다고 언급했습니다. 2016년 홍콩 거래소에서도 기업들이 ESG 정보를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아시아의 기업들도 잦은 태풍과 강우를 목격하면서 기후변화의 시급한 위협에 경각심을 갖게 됐고, ESG와 지속가능 이슈에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기업의 ESG 요소를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고려하는 자금 규모는 수조 달러에 달합니다. 투자자들은 지속가능성을 기업의 경영 능력으로 평가합니다. 이 능력이 뛰어난 기업은 공급망 붕괴에서부터, 인재유치 경쟁, 잦은 자연재해에 이르기까지 산업과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환경적, 사회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훌륭한 경영 성과를 창출한다는 것이죠.

영국의 자산운용사인 슈뢰더스(Schroders)의 앤드류 하워드(Andrew Howard) 지속가능투자 분야 책임자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모델이 투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 물음에 답해야 합니다.

“과연 이 회사가 10년 뒤 세계에서 변화하고,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는 회사입니까?”



Newspeppermint | By: malecon | 
(월스트리트저널, Fabiana Negrin Ochoa, Dieter Holger, Maitane Sardon and Catherine Lind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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